오일장에서 뭘 사야 할까 — 전국 143곳 대표품목과 장날을 전부 세어봤습니다

축제모아 편집팀 최초 작성 2026-08-20 최종 수정 2026-07-27 편집 원칙 보기

오일장에 가 보자는 말은 쉬운데, 막상 검색해 보면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장날이 언제인지는 나와도 그 장에 뭘 팔러 오는지는 잘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도착해서야 압니다. 어떤 장은 사방이 옷과 그릇이고, 어떤 장은 산나물과 약초만 가득합니다. 두 시간을 달려갔는데 살 게 없으면 그날 여행은 그걸로 끝납니다.

축제모아는 한국관광공사 TourAPI에 등록된 전국 오일장·전통시장 143곳의 상세 정보를 모아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143곳의 대표 판매품목장날을 한 칸씩 세어 봤습니다. 품목은 143곳에서 156가지가 나왔는데, 그중 99가지는 딱 한 곳에서만 등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오일장의 절반은 서로 다른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아래 숫자는 2026년 8월 기준으로 수집한 자료를 전수 집계한 것입니다. 어느 장에 가야 할지, 그리고 10월 어느 주말에 어떤 장이 서는지까지 날짜로 정리했습니다.

전국 오일장 143곳은 어디에 있나 — 서울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143곳을 시도별로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경북 25곳, 전남 22곳, 경기 19곳, 강원 15곳, 전북 15곳, 충남 12곳, 제주 8곳, 충북 8곳, 경남 6곳입니다. 여기까지가 130곳으로 전체의 91%입니다. 나머지는 대구 4곳, 부산 3곳, 대전 2곳, 울산 2곳, 인천 1곳, 광주 1곳입니다.

눈에 띄는 건 서울과 세종이 0곳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에 전통시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울의 시장은 대부분 매일 여는 상설시장이라 ‘오일장’이라는 형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일장은 인구가 흩어져 있는 곳에서 사람과 물건을 5일에 한 번 한자리에 모으기 위한 제도였습니다. 그래서 군 지역에 몰려 있고, 도시로 갈수록 사라집니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오일장을 찾는다면 경기 19곳부터 보는 편이 빠릅니다. 전국 오일장 목록에서 시도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날 다섯 조합의 분포 — 5·10일 장이 가장 적습니다

오일장 장날은 끝자리 숫자 두 개로 정해집니다. 1·6일, 2·7일, 3·8일, 4·9일, 5·10일 다섯 가지뿐입니다. 143곳의 분포는 이렇습니다.

  • 2·7일 — 29곳
  • 3·8일 — 29곳
  • 4·9일 — 29곳
  • 1·6일 — 27곳
  • 5·10일 — 22곳
  • 장날 표기 없음(상설 성격) — 7곳

거의 고르지만 5·10일 장만 22곳으로 눈에 띄게 적습니다. 한 달을 30일로 보면 5·10일 장은 6번 서는데, 31일까지 있는 달에는 다른 장이 한 번 더 서는 반면 5·10일 장은 그대로입니다. 장이 한 번이라도 덜 서면 상인 입장에서는 손해라, 오래된 장터일수록 5·10일을 피해 온 경향이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 숫자가 주는 실용적인 뜻은 하나입니다. 날짜 끝자리가 5나 0인 날에 움직이면 선택지가 가장 좁습니다.

오일장에서 실제로 파는 것 — 156개 품목을 세어봤습니다

143곳 중 판매품목이 기록된 곳은 139곳이었고, 여기서 156가지 품목이 나왔습니다. 많이 나온 순서는 이렇습니다.

  • 농산물 58곳 · 수산물 45곳 · 잡화 44곳 · 의류 42곳
  • 과일 23곳 · 채소 22곳 · 축산물 19곳 · 곡물 13곳
  • 생활용품 11곳 · 건어물 10곳 · 해산물 9곳

여기까지만 보면 다 비슷해 보입니다. 실제로 상위 네 가지(농산물·수산물·잡화·의류)는 열 곳 중 서너 곳에 들어 있어, 그것만 기대하고 가면 어느 장이든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차이는 그 아래에 있습니다. 156가지 중 99가지, 그러니까 3분의 2가 딱 한 곳에서만 나왔습니다. 벌교꼬막, 백암순대, 창평국밥, 인견직, 평광사과, 도토리묵, 우렁쉥이 같은 이름들입니다. 오일장을 고를 때 봐야 할 건 상위 목록이 아니라 그 장에만 붙어 있는 한 단어입니다.

그 장에만 있는 것 — 지역 특산 품목 실명 사례

데이터에 기록된 대표품목이 확실히 갈리는 곳들을 골랐습니다. 괄호 안은 장날입니다.

  • 전남 보성 녹차골보성향토시장(2·7일) — 보성쪽파 · 벌교꼬막 · 보성키위
  • 충북 괴산장(3·8일) — 괴산청결고추 · 고춧가루 · 임산물
  • 경북 영주 풍기중앙시장(3·8일) — 인삼 · 사과 · 인견직
  • 전남 담양 창평장(5·10일) — 농산물 · 잡화 · 창평국밥
  • 경기 용인 백암장(1·6일) — 백암순대 · 가축 · 쌀
  • 충북 보은장(1·6일) — 산나물 · 대추 · 잡곡
  • 충남 청양장(2·7일) — 구기자 · 고추 · 약재류 · 토마토 · 버섯
  • 강원 평창 대화시장(4·9일) — 메밀 · 각종 산나물 · 약초
  • 경북 영양시장(4·9일) — 영양고추 · 영양사과 · 일월산나물
  • 전남 진도장·진도조금시장(2·7일) — 어물 · 구기자 · 대파 · 전복 · 울금

가을에 특히 값이 좋아지는 품목이 몰린 곳도 있습니다. 사과는 6곳(대구 불로전통시장, 경북 영양·청송, 충남 예산, 경북 영주 풍기 등), 산나물은 7곳, 약초는 9곳에 대표품목으로 올라 있습니다. 반면 우시장이 남아 있는 곳은 전남 곡성기차마을전통시장(3·8일)과 충남 부여장(5·10일) 두 곳뿐입니다. 가축이 실제로 거래되는 장은 이제 흔치 않아, 구경 목적이라면 이 두 곳이 사실상 선택지입니다.

10월 주말마다 다른 장이 섭니다 — 날짜별 대응표

직장인에게 오일장의 가장 큰 벽은 장날이 평일에 걸린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장날은 끝자리로 정해지므로 주말 날짜만 알면 그날 서는 장을 역으로 알 수 있습니다. 2026년 10월 주말은 이렇게 됩니다.

  • 10월 3일(토) → 3·8일 장 · 10월 4일(일) → 4·9일 장
  • 10월 10일(토) → 5·10일 장 · 10월 11일(일) → 1·6일 장
  • 10월 17일(토) → 2·7일 장 · 10월 18일(일) → 3·8일 장
  • 10월 24일(토) → 4·9일 장 · 10월 25일(일) → 5·10일 장
  • 10월 31일(토) → 1·6일 장

즉 10월 한 달 동안 주말에 다섯 조합이 모두 한 번 이상 돌아옵니다. 가고 싶은 장을 먼저 정한 뒤 그 장날이 걸리는 주말을 고르는 편이, 주말을 먼저 잡고 갈 곳을 찾는 것보다 훨씬 잘 맞습니다. 예를 들어 담양 창평장(5·10일)의 국밥이 목적이라면 10월 10일이나 25일이고, 괴산 고추가 목적이라면 10월 3일이나 18일입니다.

추석 연휴에 장을 보려면 — 대목장은 연휴 앞 사흘에 몰립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금)이고 연휴는 24~27일입니다(추석 연휴 안내). 장날 끝자리로 계산하면 연휴 직전에 서는 장은 이렇게 갈립니다.

  • 1·6일 장 → 9월 21일(월)이 추석 전 마지막 장
  • 2·7일 장 → 9월 22일(화)
  • 3·8일 장 → 9월 23일(수)
  • 4·9일 장 → 9월 24일(목)이 연휴 첫날과 겹칩니다. 안전하게 보려면 9월 19일(토)
  • 5·10일 장 → 9월 25일(금)이 추석 당일입니다. 실질적인 대목장은 9월 20일(일)

연휴와 겹치는 4·9일·5·10일 장은 주말인 9월 19일·20일에 대목장이 서는 셈이라, 오히려 직장인이 가기 좋은 날짜가 됩니다. 다만 명절 직전 장은 사람과 차가 평소의 몇 배로 몰립니다. 주차장이 있어도 오전 10시를 넘기면 자리를 찾기 어려운 곳이 많으니, 이 시기에는 이른 아침을 권합니다.

주차와 영업시간 — 데이터가 알려주는 것과 못 알려주는 것

주차는 생각보다 문제가 적습니다. 143곳 중 123곳(86%)이 주차 가능으로 기록돼 있고, 불가로 명시된 곳은 4곳뿐입니다. 나머지 15곳은 아예 정보가 없습니다. 다만 ‘가능’이라는 표기의 실제 규모는 제각각입니다. 대수까지 적힌 곳은 143곳 중 두 곳(강원 삼척 중앙시장 약 300대, 고성 간성전통시장 약 158대)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충남 예산시장은 ‘주차 가능(소형 130대)’이면서 동시에 ‘5일장이 열리는 구역은 주차 불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평소엔 주차장이지만 장날에는 그 자리가 장터가 되는 구조입니다. 오일장 주차 정보를 볼 때는 이 점을 기본으로 깔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장이 서는 날의 주차 사정은 서지 않는 날과 다릅니다.

영업시간은 데이터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143곳 중 시각이 적힌 곳은 열 곳 남짓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점포 별로 상이함’입니다. 시간이 적힌 곳들도 06:00~20:00(백암장), 07:00~19:00(괴산장), 08:00~14:00처럼 폭이 큽니다. 전남 무안장은 아예 ‘일출시 ~ 일몰시’라고 적혀 있는데, 이게 오일장의 실제 운영 방식을 가장 정직하게 표현한 문장입니다. 오일장은 여는 시간이 아니라 파장 시간이 중요합니다. 농수산물은 오전에 좋은 것이 빠지고, 오후 서너 시가 넘으면 상인들이 하나둘 접기 시작합니다.

처음 가는 사람을 위한 다섯 가지

  • 장날부터 확인하고 날짜를 맞춥니다. 장이 서지 않는 날 도착하면 상설 점포 몇 곳만 열려 있어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됩니다.
  • 목적 품목을 하나만 정합니다. 사과든 산나물이든 순대든, 그 한 단어가 있는 장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 오전 9~11시에 도착합니다. 물건도 사람도 이때가 가장 좋습니다. 대목장이면 더 일찍 움직입니다.
  • 현금과 장바구니를 준비합니다. 카드가 되는 점포가 늘었지만 노점은 여전히 현금이 편하고, 봉투를 따로 주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 같은 시군의 다른 장과 묶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담양은 대치장(3·8일)과 창평장(5·10일)이 따로 서고, 나주는 공산장·남평장(1·6일)과 영산포풍물시장(5·10일)이 갈립니다. 한 번 가는 김에 무엇을 볼 수 있는지는 전남 오일장 목록처럼 시도별 페이지에서 미리 훑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흔히 오해하는 것 하나. 오일장은 싼 곳이 아니라 다른 곳입니다. 대형마트와 단순 가격만 비교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오일장의 값은 ‘그 지역에서 그 계절에만 나오는 물건을, 생산자에게 직접 산다’는 데 있습니다. 장날 읽는 법이 아직 헷갈린다면 오일장 뜻과 날짜 읽는 법을 먼저 보시면 됩니다.

데이터에 대해. 이 글의 숫자는 한국관광공사 TourAPI 관광정보 서비스에 등록된 전국 오일장·전통시장 143곳의 상세 정보를 2026년 8월 기준으로 전수 집계한 것입니다. 한계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143곳은 전국 오일장의 전부가 아닙니다. 관광정보에 등록된 곳만 담겨 있어, 실제로 서는 장 중에도 이 목록에 없는 곳이 많습니다. 서울·세종이 0곳인 것도 ‘시장이 없다’가 아니라 ‘오일장으로 등록된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판매품목은 시장이 직접 신고한 대표품목이라 실제 노점 구성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나오는 물건이 크게 바뀌고, 143곳 중 4곳은 품목 정보 자체가 비어 있습니다. 셋째, 장날은 기록 기준이며 명절·기상 악화·지자체 사정으로 장이 서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특히 설·추석 당일과 그 다음 날은 문을 닫는 곳이 많습니다. 방문 전 해당 시장이나 시군청에 전화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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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축제 일정·장소·요금·반려동물 동반·무장애 정보는 한국관광공사 TourAPI 등 공공데이터를 기준으로 정리하며 주기적으로 갱신합니다. 수집·검증 기준은 편집 원칙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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